개들은 제각기 이름을 갖고 있다. 유독 개에게만 이름의 의미를 붙이는 무엇일까. 개 이외에 말에게도 이름을 붙여주기는 하지만, 수적인 차이나 우리 생활의 더 가까운 곳에 자리잡았다는 이유 등으로 개에게 있어 ‘이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개의 이름이 생활의 단조로움 때문인지 지금과 같이 다양하지는 않았다. 흔히 붙이는 이름에는 개의 색에 따라 누렁이, 백구 등이 있었고 복을 기리는 뜻의 복실이, 복순이 등이 있었다. 그 후 일제시대를 기점으로 도꾸(Dog), 워리(Worry) 등의 일본식 이름이 많이 쓰이다가 메리, 해피 등 복을 기리는 미국식 이름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개의 이름도 매우 다양해져서 사육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데 싸움을 시키는 투견이나 범인을 잡는 경찰견 등에게는 스커드, 탄두, 탱크, 킬러 등 강한 이미지의 이름을 붙이고 있다.
문화에 따라서도 개의 이름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서양에서는 가까운 사람의 이름을 따서 개의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상대에 대한 신뢰와 애정의 표시라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성씨와 이름에 대한 차별적 의미가 있는데, 제 아무리 용한 작명소나 무술인이라 할지라도 그 말을 따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서양에서는 개에게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것도 모자라 특정 견종을 작출한 사람의 이름을 붙여 견종을 분류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은 ‘도베르만 핀셔’로 그 견종을 만든 루이스 도베르만 공작의 이름을 딴 견종이다. ‘킹 찰스 스패니얼’ ‘잭 러셀 테리어’ 등도 그 견종의 창출에 힘쓴 사람의 이름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견종이다. 이 밖에 많은 견종이 원산지(스코티시테리어, 올드잉글리시 시프도그)를 나타내거나 색깔(웨스트 하이랜드 화이트테리어, 골든 레트리버) 등을 자신의 견종명에 포함하고 있어 그 견종의 유래나 특성을 알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