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색을 구분하지 못한다는데?”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강아지의 눈으로 본 세상이 무채색이기만 하느냐는 물음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몇몇 색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개의 자연색은 밝기가 각기 다른 회색으로 인지한다.
가시광선인 무지개색을 예로 들면 여러가지 색 중에서도 파장이 짧은 파란색 남색 보라색은 제대로 볼 수 있다. 녹색은 약간 보이기도 하지만 보통 흰색으로 보인다.
노란색은 흐릿하게 보이고 붉은색은 어두운 색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신나게 뛰노는 녹색의 잔디는 아마도 새하얀 백사장처럼 보일 것이다. 시각장애인을 돕는 맹도견의 경우 사람처럼 녹색과 빨간색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흰색과 검은색으로 구분한다.
개의 색채인식능력이 제한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시력 또한 인간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사람이 약 23m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물체를 개는 6m 거리까지 다가와야지만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움직임을 잡아내는 능력이나 어두운 곳에서의 시력은 오히려 사람보다 뛰어나다. 밤중이나 새벽녘 희미한 불빛 아래서도 개들은 용케 목표를 찾아낸다.
육식동물 본래의 습성에 따라 활동시간대에 잘 적응돼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밤에 번쩍 빛을 발하는 강아지와 눈이 마주친 적도 있을 텐데 이는 인간에게는 없는 반사판이 안구 망막 뒤에 있어서다.
이 기관이 안구로 들어온 빛을 한번 더 튕겨 이중자극을 주므로 아주 작은 빛으로도 충분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 신기하게도 검은색 털의 파란 눈 개는 이런 반사판이 없는데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우리 집 강아지는 TV 보는 걸 정말 좋아해’라는 애견인들이 있는데 개가 보는 동영상 또한 우리 눈에 비친 것과 다른 형상이다. 우리는 화면의 이미지만 보지만 개들의 눈에는 영상의 움직임 사이에 생기는 스크롤링 라인까지 보인다. 개들은 초당 70개의 라인을 볼 수 있는데 텔레비전은 초당 60라인을 볼 수 있는 사람 눈에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견종에 따라 시각능력이 조금씩 다르다. 눈이 앞쪽으로 붙어 있고 코가 짧은 시츄나 퍼그는 입체적으로 보는 능력이 좋다. 코가 기다랗게 생긴 개들,예를 들어 푸들이나 콜리 등은 입체감이나 거리인식능력이 좋지 못하다. -- 스포츠한국
